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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트럼프 월드, 한국은요?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12. 23. 00:31


 


하이네

“232 306” 많은 사람들이 충격과 공포에 떤 숫자다. 미국 정치 엘리트의 상징이라 불리우는 힐러리 클린턴을 꺾고 트럼프가 당선될 당시, 트럼프가 확보한 선거인단의 수였다. 개표 직전까지 힐러리가 여유롭게 트럼프를 이길 것이라는 수 많은 시뮬레이션을 무시한 결과였기에 그 충격은 컸다. 트럼프 당선자는 1세계 국가 정치인이라 하기엔 인권의식에 대한 논란이 많은 사람이다. 유색인종들에게 적대적이며, 여성을 동등한 인격체라 생각하지 않았다. 더구나 그의 핵심 지지자들 다수가 극우파였다. 당연히 미국 사회에서 많은 지식인들이 그가 미국 대통령이 되면 안된다며 목소리를 높여왔었다.


하지만 그는 당선되고 말았다. 오바마 정부가 국정수행을 잘 했음에도 말이다. 그 배경에는 러스트벨트로 불리는 오대호 인근 몰락 공업지대의 표심이 변한 게 가장 컸다. 이 지역은 중공업과 자동차 산업처럼 대공장 블루컬러 노동자들이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정당을 지지하던 곳이다. 하지만 산업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쇠퇴하기 시작했다. 이후 미국 경제가 금융-서비스 산업으로 재편되면서 몰락은 가속화 됐다. 산업의 몰락은 이 지역 노동자들의 삶을 파괴했다. 이후 이 지역은 급속도로 우경화 됐다. 그 끝은 결국 트럼프라는 극우인사를 당선시키는데 큰 공헌을 했다. 한때 진보운동의 중심지역이 극우파 후보를 지지하는 상황은 아이러니 그 자체였다.


트럼프의 당선 직후, 미국사회에서는 이상기류가 나타났다. 유색인종에 대한 혐오활동이 심각해졌다. KKK단이 시내에서 트럼프 당선 축하 행진을 하거나, 유색인종이 사는 지역에 페인트로 나치심볼을 그려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따위의 메시지를 남겨 위협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이렇게 현대 인권운동의 중요한 역할을 해왔던 미국사회가 위기를 맞았다.


미국사회의 인권운동이 큰 위기를 맞게 되면서, 우리 사회는 어떤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역시 창원과 울산이라는 공업도시를 기반으로 진보운동이 발전했다. 그 덕분에 반공 이데올로기가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음에도 노동자 정당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 지역이 불경기로 인한 조선산업 위축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많은 노동자들이 실직됐다. 심지어 임금체불까지 당했다. 정부의 구조조정 대책은 자영업으로 노동자들을 내몰고 있다. 이렇다 할 만한 대책이 없다는 이야기다.


그들의 삶이 불안해지면 진보운동에 대한 부정으로 이어 질 가능성이 높다. 지역에서 노동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면 진보정당에 대한 원망을 느낄 수 있었다. “실컷 노동운동해서 노동자 정당 만든다고 했는데, 당은 수도없이 분열되고 심지어 다른데 눈 돌린다고 여기엔 관심도 없다라며 말이다. 사회 진보를 이룩하는 건 어려운 길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을 규합해야 하고, 특히 대공장 노동자들의 역할이 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 이 지역 분위기는 그렇지 못하다. 트럼프를 당선시킨 러스트벨트를 재현할 가능성이 있다.


그들의 불만을 해결하면서 앞으로 나가야 할 때다. 한국판 트럼프 월드는 분명 더한 지옥도를 들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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