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힘
김정현 홍콩의 완짜이(灣仔, Wanchai)는 도심 속의 섬과도 같다. 세계가 자랑하는 홍콩의 심장 센트럴(Central)의 장막 속에 숨은 사람 냄새 풍기는 마을 구역이다. 갓 닦은 유리 트로피 같은 홍콩상하이은행(HSBC)을 지나 인공적인 공원들을 걷다보면 어느 순간 쇼핑몰이 아닌 시장이 나타난다. 그곳에서는 노인들이 맞바둑을 두고 사람들은 훈수를 둔다. 명품이 사라지고 세상의 모든 것을 왁자지껄하게 흥정한다. 동전 몇 닢에 끈 나간 시계를 고치고 쇼핑몰 어디서도 구할 수 없던 슬리퍼를 손에 쥐었다. 계속 걷다보니 마을의 깊은 곳에 흉흉한 4층 건물이 보였다. 건물의 반은 파란색인데, 반은 시멘트가 드러나 있다. 도로와 맞닿은 정면은 공사장 철제 빔이 가리고 섰다. 블루하우스(藍屋)다. 1층의 H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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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4. 16.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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