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현(또바기) 한 여성이 강남역에서 살해된 지 3개월 전의 일이다. 한 유력 언론사의 인턴기자로 일하던 나는 SNS에 내 이름을 내건 카드뉴스를 기획하고 있었다. 웹 상에서 성 갈등은 이미 오래된 문제였다. 한 번은 이 문제를 진지하게 접근해보고 싶었다. 내가 속한 부서는 타 부서에 비해 아이템 선정이 자유로웠다. 그러나 그 주제를 들은 팀장 선배는 얼굴에 미안함이 섞인 난색을 표했다. “다치면, 오래 못 한다” 맞다. 욕만 먹고, 독자 이탈이 있을 것이 분명했지만, 기획 의도대로 진지하게 접근해 줄 사람은 없을 것이었다. 국회 의원회관의 ‘더러운 잠’을 보며 그 기억을 다시 떠올렸다. 언론은 새누리당과 표창원 의원의 대결 구도에 주목했다. 새누리당을 비웃는 두 의원의 영상도 주목받았다. 본회의장 앞에..
김정현(또바기) 이제는 종이책 도매상까지 망했다. 종이신문, 종이잡지, 종이책. 종이 옆에 위기가 붙은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재작년 9월 가수 요조가 북촌에 독립서점을 열자 이슈가 됐다. 연예인이기도 하지만 왜 하필 서점이냐는 게 관심을 끌었다. 인터뷰가 실린 을 보면 요조는 서점을 열겠다고 말한 순간부터 지인들의 걱정을 원 없이 받았다고 했다. 부동산 중개사들의 걱정도 받았다. 권리금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지대 높은 북촌에 1층 서점자리를 물어봤으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자칭 ‘시한부 서점’의 이름은 무탈하기를 바라는 ‘무사(無事)’다. 올해로 2년차다. 직원 하나 없이 운영하면서, 자기 취향에 맞는 독립출판물만 골라 팔면서도 꿋꿋이 살아있다. 요조는 왜 책방을 열었냐는 질문에 “하고 싶어서”라..
송인서적 부도, 낡은 관행과 출판업계의 위기 사이에서.하이네 송인서적이 부도를 맞이했다. IMF이후 두번째다. 두번째 부도소식은 출판 업계를 긴장시켰다. 송인서적은 출판사와 서점을 이어주는 역할을 해온 도서 도매 업체였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에서 두번째로 크고, 가장 오랫동안 사업을 한 사업체였기도 했다. 송인서적의 부도로 2,000여곳 출판사의 유통 경로가 막혔을 뿐 아니라, 책값을 제대로 받을 수 없어 어려움이 생겼다.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는 긴급회의를 열어 출판계에 대해 50억원의 긴급지원을 한다고 결정했다. 또한 박원순 서울시장도 13억원의 긴급 자금지원을 한다고 밝혔다. 출판회사의 연쇄부도라는 최악의 사태는 피한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다. 송인서적의 부도는 크게 두 가지 원인이..
김정현(또바기) 같은 날 발행된 같은 지면의 두 사설이 입장이 대립하는 신문을 생각해 봤는가. 상식을 넘어 상상 밖의 문제일 것이다. 2011년 6월 발행된 1255호에서 실제로 있었던 사건이다. 학생 데스크 3명 중 한 명이었던 나는 우리가 작성한 사설에 맞서는 사설을 작성한 주간교수를 보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편집실에 나타난 주간교수는 발행일 자정이 넘은 시각까지 우리와 대립했고, 타협책으로 ‘두 개의 사설’을 제안했다. 어찌 되었든 두 개의 사설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에 동의하면서도, 주간교수는 자신의 논리를 굽히지 않았다. 그가 이야기했던 논거가 바로 중립성과 불편부당성이었다. 언론이 한 입장을 선택하여 주관성을 드러내는 것은 저널리즘 원칙에 맞지 않다는 말이었다. 진실을 가리는 중..
믿음의 값은 얼마인가쫑블리 1월 7일, SBS 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인사 청탁 문제를 다뤘다. 정권 실세가 경위급 승진에 개입했을 뿐 아니라 경찰 공무원 채용에까지 영향력을 미쳤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탄핵안 가결로 조기 대선이 유력한 정국이어서인지 별 쟁점이 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아무런 권한과 책임이 없는 민간인에게 정책 결정을 의존해왔다는 사실이 JTBC 에서 밝혀진 이후 국민은 분노, 불신, 상실감 등의 집단 우울증을 앓고 있다. 그뿐 아니라 정유라 씨의 학사 비리, 일가의 축적 과정이 불명확한 천문학적 재산까지 알려지며 청년층의 상대적 박탈감과 울분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더군다나 비교적 공정할 것으로 기대되는 공무원 시험에서도 부정이 있었다는 의혹은 얼마 남지 않은 신뢰..
김정현(또바기) 대선의 해가 밝았다. 설이 다가오면 항상 나오는 기사가 있다. 밥상머리의 주제로 어떤 정치인이 물망에 오를까, 누가 가장 이목을 끄는가 하는 것이다. 내가 속한 대가족의 대선후보군에는 언제나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있었다. 한 사람 건너면 친하다는 제주도에서, 그를 모른다 말하는 사람 찾기 힘들다. 생각해보니 우리 아버지도 원희룡의 고향 친구라고 말씀하신 적 있으니 말이다. 왜 원희룡이냐. 잘 생겼기 때문이다. 학교 다닐 때 강단이 있었던 모습을 기억한다. 이 시골 촌구석에서 서울대를 갔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원희룡 지사가 육지 언론의 유력 대선후보 물망에 오른 적은 손에 꼽았다. 오른다 하더라도 비주류, 혁신계 따위의 이름표가 달린 군소 후보였다. 결국은 감성적인 구석이 역력하다. 그저 제..
김정현(또바기) “(문예지) 편집위원이 되고 나니 그 모든 추근거림이 갑자기 사라졌다” 강지희 편집위원의 말이다. 문학계는 작년 표절, 올해에 ‘#OOO_내_성폭력’ 움직임의 한 가운데에 놓였다. 사람들은 저 공간이 썩었다고 말한다. 강지희 편집위원은 권력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것은 문학계의 폐쇄적 권력구조일수도 있지만, 사회 전반의 젠더 권력일수도 있다. 사람들은 ‘문학계의 기형적인’ 권력구조를 바꾸어야 한다고 말한다. 해시태그가 넘실대는 SNS 상에서 논의는 이미 끝난 것처럼 보인다. 해시태그는 곧 댓글 사형 집행대가 되었고, 해시태그 공장 안에서 전체 공개로 가공되어 “야 OO들 썩었네.”로 끝난다. 해시태그는 폭로인가, 공론화인가. 혹자는 SNS를 인민재판의 장이라고 말한다. 자고로 아렌트와 하..
김정현(또바기) 일을 떠맡고 싶은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을까. 재작년 성남의 한 학교에서는 상급 기관에서 내려온 먹는 물 공문을 누가 처리하느냐를 두고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졌다. 교원인 보건교사, 공무원인 교육행정직, 그리고 무기계약직인 영양사가 다툼을 벌였다. 업무분장은 명확하지 않았다. 셋은 싸우다 못해 결국 교장의 부름을 받았다. 타협과 화해를 이끌려던 교장은 눈물과 하소연만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번 일을 맡았다가는 앞으로도 쭉, 그 후임까지 그 일을 해야 할 처지가 되기 때문이다. 결국 그 공문은 영양사의 차지가 되었다. 이 같은 관행은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상대적 약자의 부담감을 키우게 마련이다. 명확한 업무분장 시스템, 곧 법이 이것을 막아줄 수 있다. 민주당 유은..
김정현(또바기) 1.17Km. 광화문에서 청와대까지의 거리다. 11월 12일, 이 거리는 우리가 내지른 함성이 날아가야 하는 거리였다. 우리는 그날 처음 채팅 방에 모였다. 하나는 보수 언론의 신입 기자요, 또 다른 사람은 국내 최고 엔터테인먼트사 사원이며, 로스쿨 학생에 회사원이 있었다. 우리는 그 중 한 사람과 면식이 있다는 것 외에는 터럭 하나같은 게 없었다. 단지 하나 청와대로 가서 “박근혜 앞에다 소리 한 번 지르고 싶다”는 게 전부였다. 그래서 우리 방의 공지글은 “청와대를 까부수자”였다. 남부러울 것 없는 사람들인데, 오늘만큼은 끓어오르는 혈기를 막는 답답함을 까부수고 싶었던 모양이다. 촛불의 파도는 광화문 성벽 옆에 쌓아 올린 플라스틱 벽에 부딪혔다. 1.17Km를 한 블록만큼 줄였을 뿐이..
김정현(또바기) 참으로 무질서하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입이 혼란하다. 국정 역사교과서 공개 하루 전날에는 “(국, 검정을) 혼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하더니, 지난 13일 국회 교육문화관광위원회(교문위) 보고에서는 “1년 유예는 검토한 적이 없다”고 한다. 교문위 소속 새누리당 국회의원들도 어깃장을 놓는다. 전희경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학생과 학부모를 정쟁에 볼모로 삼는 일”이라며 국정교과서 도입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람들은 보수 여당이 국정교과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 우려한다. 하지만 교육부 장관의 입에서 혼용이니 유예니 하는 말이 나오는 상황은 분명 새롭다. 국정 역사교과서는 박근혜 정부와 보수 세력의 이데올로기와도 같았다. 작년 9월 “역사학계의 80%..
- Total
- Today
- Yesterday
- 교육복지
- 이재정
- 진실보도
- 종이매체
- 프라임사업
- 전희경
- BLUE HOUSE
- 독립서점
- 생활의 민주화
- 언리미티드에디션
- #00_내_성폭력
- 언론윤리
- 메디아티
- 블루하우스
- 소소한 글쓰기
- 또바기
- 교육공무직
- 교육예산
- 국정교과서
- 객관성
- 브렉시트
- 완짜이
- #문단_내_성폭력
- 역사교육
- 집시법
- 집회시위에관한법률
- 독립매체
- 권력형 성범죄
- 더러운잠
- 홍콩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