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현 #1 스페인 남부 말라가에서 태어난 A씨는 작년부터 홍콩에서 살고 있다. K-POP을 사랑했고 홍콩에서 온 남자친구를 사귄 덕일까. 2012년에만 하더라도 극동아시아에 호기심 많고 마냥 밝은 대학생이었다. 올해 홍콩에서 다시 만난 그는 삶에 찌들어 있었다. 약혼한 남자친구는 취업은커녕 집에서 게임에 빠져있다. 기계공학 전문학교를 나왔지만 홍콩에는 일자리가 부족했고, 중국으로 나가기에는 부담스러워 한다고 했다. A씨는 인문학 학사학위만 들고 고국을 떠났다. 스페인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의 유탄을 직격으로 맞은 나라다. 개중에도 A씨의 고향 안달루시아 지방의 절망이 깊었다. 다른 산업은 부족하고 주로 관광업으로만 먹고 살던 지방이라 2012년 청년실업률이 최대 50%에 달했다. 그는 홍콩에서 불..
김정현 홍콩의 완짜이(灣仔, Wanchai)는 도심 속의 섬과도 같다. 세계가 자랑하는 홍콩의 심장 센트럴(Central)의 장막 속에 숨은 사람 냄새 풍기는 마을 구역이다. 갓 닦은 유리 트로피 같은 홍콩상하이은행(HSBC)을 지나 인공적인 공원들을 걷다보면 어느 순간 쇼핑몰이 아닌 시장이 나타난다. 그곳에서는 노인들이 맞바둑을 두고 사람들은 훈수를 둔다. 명품이 사라지고 세상의 모든 것을 왁자지껄하게 흥정한다. 동전 몇 닢에 끈 나간 시계를 고치고 쇼핑몰 어디서도 구할 수 없던 슬리퍼를 손에 쥐었다. 계속 걷다보니 마을의 깊은 곳에 흉흉한 4층 건물이 보였다. 건물의 반은 파란색인데, 반은 시멘트가 드러나 있다. 도로와 맞닿은 정면은 공사장 철제 빔이 가리고 섰다. 블루하우스(藍屋)다. 1층의 H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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