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혐오를 혐오한다.쫑블리 지난 6월 30일, 새누리당 비대위가 불체포특권 포기를 의결했다. 또한 노회찬 의원은 7월 4일, “특권을 내려놓고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세비를 절반으로 줄이자고 제안했다. 위 소식을 다룬 기사 댓글에서는 “불체포특권을 버리는 당이 국민의 마음을 살 수 있다.”거나 “세비가 OECD 3번째라는데 일하는 것 꼴찌고! 당연 세비 대폭삭감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춰야지!”와 같은 시민들의 호의적 반응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대중의 정치혐오에 영합해 입법부를 위축시킬 수 있는 모든 시도에 강력하게 반대한다. 국회의원의 권한 축소만큼 여론이 통일되는 주제는 한일전 축구경기 정도밖에 없을 것이다. 언론도 잊을 만하면 국회의 낮은 생산성과 의원들이 받는 특혜 등을 열거하며 정치에..
그럴 줄 알았다. 너무 뻔한 스토리라 그냥 할 말이 없다. 불과 일주일 만에 입장을 이렇게 뒤집을 수 있다니. 서병수 부산시장 이야기다. 서병수 시장은 동남권 신공항 유치에 실패하면 시장직을 내려놓겠다고 공언했다. 처음에는 으레 있는 정치인들의 쇼로 느껴졌지만, 서병수 시장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면서까지 동남권 신공항과 시장직 사퇴를 내걸었다. 결국 가덕도 신공항 유치에 실패했다. 서병수 시장은 그렇게 공언한 대로 시장직 사퇴를 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물론, 부산시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인 ‘밀양 신공항’은 막았다. 기존에 사용하던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안으로 확정됐기 때문이다. 당연히 서병수 시장 입장에서는 애매한 그림이 됐을 것이다. 가덕도가 선정되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밀양이 ..
나는 여자로 태어났다 축복 속에 태어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그 아이는 이미 행운아다. 내가 뱃 속에서 죽임을 당하지 않고 살아남은 것은 행운일까, 불운일까. 첫째가 딸이었기에 간절히 아들을 원하신 어머니는 나를 지우려 몇 번이나 산부인과 앞을 서성이셨다고 한다. 나는 간신히 살아남았지만 내 여동생은 뱃 속에서 지워졌다. 기억하는 첫 성추행은 9살 때이다. 어두운 골목길에서 자위를 하며 손짓을 하던 젊은 남성. 자위가 무엇인지도 모를만큼 어렸던 내가 그에게 다가갔더라면 나는 지금 살아있을까. 가슴을 더듬는 등의 일상적인 성희롱은 그 이후 셀 수 없을만큼 자주 마주하였고 때론 생명에 위협을 느껴야했다. 고등학교 땐 기사의 노골적인 성희롱을 피해 달리는 택시에서 뛰어내렸다. 택시 문이 잠겼더라면, 뛰어든 도로..
성폭행 사건을 대하며 지양할 태도 세 가지 이미지 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은 자신의 생일 파티 겸 지인들과 찾아갔던 유흥업소에서 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그녀에 의하면 지난 6월 4일, 자신이 거절 의사를 분명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자신을 강제적으로 화장실로 이끌고 가서 성관계를 맺었다고 전했다. 평소 그의 성실한 행실과 선한 인상을 좋아했던 대중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많은 이들은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 시작했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오가는 말들은 우리가 그동안 성폭행 사건을 여겨 왔는지 알 수 있었다. 그 중에서 성폭행 사건과 관련하여 반드시 지양해야 할 태도 세 가지를 발견했다. 성적인 관계에서 힘과 권력의 불균형으로 자행되는 폭력에 제 3자가 가치개입을 하는 ..
“영남권 신공항 사업을 백지화 하도록 하겠습니다.” 20년 넘게 끌었던 신공항 문제는 파국으로 치달았다. 1320만명의 인구를 자랑하는 영남지역은 신공항을 올릴 필요가 있었다. 왜냐하면, 기존 지역 허브공항 역할을 해왔던 김해공항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또한 김해공항은 군 공항과 같이 사용하다보니 24시간 운영이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92년부터 부산시는 신공항 사업을 준비했다. 반면 대구시의 경우 시내 한복판에 있는 K2 공군기지로 인한 불편함이 있었다. 이 때문에 K2공군기지를 이전하려는 시도를 해왔다. 이로 인해 이명박 정권은 ‘동남권 신공항’을 공약으로 걸었다. 대구경북은 TK와 PK 사이에 있는 밀양을, 부산은 김해공항 인근의 가덕도를 밀기 시작했다.대구와 부산을 필두로 TK와..
사람 없는, 사람 사는 곳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저기 계산대에서 바보같이 일만 했던 제가 지금 소리치고 있습니다. 저희가 바라는 건 대단한 게 아닙니다. 이렇게 외치는 저희를 좀 봐달라는 겁니다. 저희의 이야기를 좀 들어달라는 겁니다. 저희를 투명인간 취급하지 말아 달라는 거예요. 저희가 바라는 건 사람대접 받는 것 하나입니다.” 마트는 늘 정갈하고 깔끔하다. 물건도 종류별, 크기 별로 선반에 나란히 진열되어 있다. 손을 뻗으면 무엇이든 살 수 있다. 점원들은 손님의 기분에 맞춰 상품을 설명하고 안내한다. 돈을 지불할 준비가 된 모든 이들이 왕이 되는 세계의 모습이다. 한선희는 고객평가에서 어떠한 불평도 나오지 않는 모범직원이다. 3년 동안 벌점 1점도 받지 않았기에 3개월 후 정직원 계약을 약속받았다..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나의 타마코, 나의 숙희…” 박찬욱 감독의 신작, 의 여주인공인 귀족아가씨 히데코(김민희)의 대사다. 영화는 이 대사만큼이나 치명적이다. 귀족 아가씨 히데코(김민희)의 하녀로 들어오게 된 숙희(김태리)는 사실 백작(하정우)와 공모하고 친일파 코우즈키의 처조카, 히데코의 재산을 강탈하려는 소매치기다. 둘은 코우즈키(조진웅)를 속여 히데코와 야반도주를 한다. 그 뒤 일본에서 히데코의 재산을 강탈하여 그녀를 정신병원에 가둘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코우즈키의 집에 와서 히데코를 처음 마주한 순간, 그녀는 히데코에게 반해버린다. 순수한 귀족 아가씨의 매력에 빠져, 백작과의 공모와 히데코에 대한 오묘한 감정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한다. 이후 영화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영화는 두..
하이네 어미는 울부짖었다. 아들이 죽었기 때문이다. 아들은 정규직의 꿈을 품고 지하철 역 스크린 도어를 수리하다 비명횡사(非命橫死) 했다. 2인 1조로 안전관리를 해야 한다는 수칙을 어기고, 안전을 감독할 역무원들이 관리를 안 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이 사건을 점점 파헤치니 효율만 추구하는 한국사회의 이면이 나타났다. 그 이면 뒤에는 연줄을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는 ‘마피아’들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서울 메트로의 전•현직 임원들이 스크린도어 관리업체를 세우고, 퇴직한 직원들을 고용했다. 회사는 이를 이용해 부당한 방법을 사용했다. 서울메트로 스크린도어 관리 사업권도 따냈다. 이들은 자신의 배를 채우기 시작했다. 구의역에서 젊은 청년이 목숨을 잃게 됐다. 마피아들은 서울메트로 뿐 ..
하이네 #1 지하철 스크린도어가 고장이 났다. 연락을 받은 젊은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는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러 갔다. 그것도 혼자서 말이다. 원래 두 명이 관리해야 했지만, 사람이 항상 부족했다. 저녁밥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한 상태로 플랫폼 난간에 기대 스크린도어를 수리하게 됐다.오늘 일만 열심히 하면 계약기간이 늘어날 거라는 생각을 하며 필사적으로 일에 매달렸다. 하지만 그날 따라 스크린도어가 말을 듣지 않았다. 노동자는 한참 스크린도어와 실랑이를 했다. 그때 열차의 경적소리가 울렸다. 옆에서 청년을 봐주는 사람은 없었다. 청년이 열차의 불빛을 봤을 땐 이미 늦었다. 결국 청년은 차디찬 플랫폼에서 짧은 생을 마감했다. #2 동트는 새벽, 태양이 붉게 떠오르고 있다. 얼마 전 부인의 출산을 지켜본 하청 비..
하이네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난 이후, 엄마는 늘 불안감에 시달렸다. 사촌누나와 외사촌 누나들이 번갈아 우리집에 두 달씩 지내며 엄마를 보살폈다. 어느 날 외사촌 누나가 퇴근길에 집 앞에서 치한에게 머리를 붙잡히는 변을 당했다. 다행히 옆집아저씨가 그 순간을 목격하고 바로 소리를 질러 주시는 덕에 추가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충격을 많이 받았던 외사촌 누나는 두 달을 다 채우지 못한 채 본가로 돌아갔다. 고등학생 때 일이다. 여동생이 학원에서 공부를 하던 중 화장실에서 바바리맨과 마주쳤다. 바바리맨은 학원 여자화장실에 숨어있다가 화장실에 들어오는 동생의 인기척을 느끼자 변태행위를 했다. 비교적 사람이 많은 공간, 그리고 안전해야 할 공간인 학원에서, 심지어 여자 화장실에 치한이 숨어 있었다는 사실은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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